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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존중

유명 배우 이재환 x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택운 본문

퍝ㅌ/연성

유명 배우 이재환 x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택운

밤비v 2015. 11. 23. 02:51


#겟잇뷰티 



"...피디님 제가 정말 말주변이 없어서..."


"괜찮아, 택운씨. 우리 엠씨가 보통이 아니거든. 다 커버해줘. 택운씨가 한마디만 해도 그냥 줄줄 읉어준다니까."


"근데 저 진짜..."



- 자, 그럼 러블리 메이크업의 트랜드셋터 정택운 메이컵 아티스트님 모셔볼까요?



쇼프로에서 10초 이상 정적이 흐른다는건 대형 방송사고 감이라며 잔뜩 겁을 주던 재환의 목소리가 머리속에서 무한재생 중이었다. 진행자의 멘트가 끝나자마자 스튜디오 석에서 열렬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정택운님 나가실게요! 쨍한 스텝의 목소리가 택운의 귓가에 귀곡성처럼 울린다. 긴장으로 까무러치기 직전인 택운의 얼굴이 벌써부터 하얗게 굳었다. 무표정한 얼굴과 긴장으로 상기된 두 볼은 매우 기괴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좀처럼 발이 떨어지지 않아 머뭇대는 택운은 소리 없이 자신을 부르는 스텝의 격렬한 몸짓에 눈을 질끈 감았다. 자신을 노려보는 스텝들의 표정이 귀신보다 무섭다. 기절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택운은 이 길을 걸어 나가야만 했다. 집에 가고 싶다 엄마 보고 싶어... 초조함에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스튜디오 너머를 노려보는 택운의 입술은 시퍼렇게 질려있었다. 


여기 빗물 머금은 듯 청초한 피부표현을 강조한 메이크업으로 때 아닌 주목을 받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있다. 그야말로 아이돌 못지않은 유명세였다. 유명 여배우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는데 가진 팔은 두 개요 몸뚱이는 하나라- 본의 아니게 요즘 최고 주가를 달리는 여배우에게 퇴짜를 놓는 웃지 못 할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메이크업계의 허니버터칩, 그것이 바로 요즘의 정택운이었다. 



택운이 스튜디오에 모습을 드러내자 방청객석에서 흥분 섞인 웅성임이 흘러나왔다. 


...나 뭐 잘못했나?

음침한 방청객의 반응에 모골이 송연해진 택운이 주춤대자 이번엔 무대 뒤쪽이 난리였다. 정택운 선생님 이쪽으로 모실게요! 택운은 엠씨들의 멘트를 따라 홀린 듯 중앙에 세팅된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더 무서운 일은 그 뒤에 일어났다. 택운이 자리에 앉자 방청석이 쥐죽은 듯 조용해진 것이었다. 3번 카메라에는 워크경력 9년을 자랑하는 베테랑 감독이 붙어 있었는데 그는 노련한 줌인으로 미친 듯 떨리는 택운의 동공을 카메라에 담는 것에 성공했다. 귀가 사라진 것만 같은 정적을 뚫고 육감적인 매력을 자랑하는 진행자가 짝짝짝 홀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와, 투명 메이크업의 대가답게 피부가 정말 투명하시네요."


으응? 택운의 얼굴에 물음표가 떠올랐지만 진행자의 멘트를 시작으로 스튜디오의 분위기가 살아났다. 깊이를 가늠 할 수 없는 내공으로 죽어가던 스튜디오의 분위기를 마법처럼 살려낸 그녀의 두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정말 이렇게 피부 좋은 남자 분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역시 대세를 주도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뭔가 다른가 봅니다."

"저는 여자인데도 정택운 선생님의 피부를 보니까 질투가 나네요."


희미하게 죽어가는 택운의 멘트를 심폐소생술과 같은 대화법으로 살려낸 진행자 D는 모 잡지 인터뷰를 통해 그날의 녹화를 떠올렸다.


[그는 정말 대단했어요. 게임으로 표현하자면 초고난이도의 보스몹을 만난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메이크업을 시연할때 그는 마치 지저스같았죠. 그 후로 저도 정택운 선생님의 팬이 되어버렸어요.]



‘동공지진’이란 큼지막한 자막 네 글자가 화면에 떠오르자 재환은 경기하듯 몸을 떨며 웃었다. 반쯤 드러누워 숨쉬기가 곤란한지 시뻘게진 얼굴로 소파를 연신 두드리는 재환의 반대편 옆자리에 무릎을 바짝 끌어당겨 앉아있던 택운이 슬쩍 인상을 구겼다. 웃느라 허리를 반쯤 접은 체 몸을 떠는 재환을 보던 택운은 작게 분노했다 이내 재환이 웃다가 호흡곤란으로 죽어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킄크킄크크. 공동지진이래. 동공지진. 크학하핰.”

"... 이제 그만봐.”

“큭큭. 동공지진. 미치겠네. 정택운 귀여워 죽겠다.”


그렇게 재밌나? 택운은 고개를 갸웃했다. 유명한 프로이긴 해도 자신이 출연한 방송은 뷰티채널이었고 재환은 가지고 태어난 얼굴이 아쉬울 정도로 이쪽 분야엔 관심이 전혀 없었다. 택운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재환의 옆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소파에 아예 드러누운 재환은 웃느라 반쯤 정신이 나간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택운 점점 승질이 나려고 하고 있었다.


택운은 손에 쥔 캔 맥주를 뚫어지게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나는 왜 기분이 나빠지고 있는가. 


택운은 가만히 약 이십여분 전의 기억을 되짚었다. 재환은 죽어도 안 본다며 침대 위로 기어 들어간 택운을 이불 째 보쌈해 거실에 앉혀놓았다. 맨 정신으로는 절대 두 눈 뜨고 못 본다며 눈을 질끈 감고 웅얼대는 택운에게 그는 냉장고 속 맥주를 건넸다. 택운이 오만상을 지었지만 재환은 그런 택운을 보며 인심 쓰듯 웃었다. 덕분에 이불에 폭 파묻힌 택운은 두 손에 맥주 캔을 쥐고 소파 모퉁이에 몸을 붙이고 앉게 된 것이었다. 


목 늘어진 티셔츠에 무릎 나온 추리닝차림으로 소파에 드러누워 웃는 이재환, 그리고 그 옆의 정택운. 눈물까지 훔쳐가며 웃는 재환의 날렵한 턱선에 눈이 갔다. 수염이 빨리 자라는 편이라 촬영할 때의 재환은 하루에도 두세 번씩 면도를 하는 편이라고 했는데 쉬는 날이라 그냥 두었나. 벌써 턱이 거무스름했다. 마음 편히 재환의 옆모습을 훔쳐보던 택운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렇게 가만 보면 그냥 동네 백수 같다. 잘생긴 백수. 평소의 택운은 재환의 얼굴을 정말 좋아했다. 조각해 놓은 듯 한 콧날이라던가 깊게 눈매 도드라진 목젖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눈동자 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그런데 오늘은 이유 없이 얄밉다. 택운은 맥주를 쥔 손을 꼬물거렸다. 한 대 때릴까...?


넋 놓고 재환의 얼굴을 감상하다 문득 이럴 거면 왜 같이 보자고 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 택운은 몸에 두르고 있던 이불을 꼭 움켜쥐었다. 






*


얼굴 그따위로 쓸거면 나나줘를 외치게 만드는 메이크업 헤어 좆망으로 하고다니는 배우 이재환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숭배하는 섬세한 소녀감성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택운을 만나 존잘배우가 되는 과정에서 둘이 꽁냥꽁냥 연애질하는 내용이었습니다 ~ㅇㅅㅇ~ 

 

전에 있던 홈에서 글을 그대로 퍼왔더니 문단 간격이 미쳐날뛰고있어서 수정했어요 ㄷㄷ

 

검색 키워드 [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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