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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존중

[랍엔] 굿닥터 본문

퍝ㅌ/단편

[랍엔] 굿닥터

밤비v 2015. 11. 22. 23:57

 

"차학연 선생님!"

 

 

학연이 다급한 목소리의 간호사를 밀치고 뛰었다. 


재빠르게 소독을 마치고 수술실 안으로 발을 들이자 쏟아지는 피 냄새에 학연은 인상을 썼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수술용 마스크와 장갑을 받아들자 보조를 돕는 레지던트가 호흡기에 숨을 의지하고 있는 환자의 상태를 빠르게 브리핑한다. 학연은 환자 주변으로 정신없이 움직이는 스텝과 가벼운 눈짓을 주고받았다. 일각을 다투는 상황이었다. 학연은 빠르게 흘러들어오는 간호사의 목소리를 들으며 눈으로는 환자의 상태를 훑었다. 괜찮다. 나쁘지 않아. 불규칙적인 선을 그리며 움직이는 기계를 노려보는 학연의 등이 긴장으로 뻣뻣하게 굳는다.

 

"출혈이 심해, 심박출량이 너무 낮아."

"도파민 5mg 투여합니다."

"10mg 으로 높여. 수혈해야 되는데 환자 혈액형 확인했어?!"

"Rh+O. 투혈합니다." 

"바이탈 체크." 

"불안정합니다."

"수혈 시작해." 


보조의사와 간호사들이 학연의 오더에 따라 수술대 주변을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행이 환자의 상태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과다출혈로 인한 체온저하로 쇼크가 올지도 모른다는 것만 뺀다면. 학연은 가끔 이렇게 응급실로 일각을 다투는 환자가 들어올 때면 정말이지 혼이 나가버릴 것만 같다고 생각하며 마스크 안에서 입술을 작게 깨물었다. 

 

"아이브이IV 투여."

"바이탈 체크."

"노멀 레인지로 들어왔습니다."

  

하아. 누군가가 자신의 심장을 꽉 쥐었다 놓은 것같은 긴장감이 사라지자 학연이 한숨을 내수었다. 안도의 숨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지만 학연은 인턴의 호의를 거절한체 침착하게 랩핑까지 모두 마쳤다. 안정기에 접어들어 규칙적으로 울리는 기계음을 들으며 마스크를 벗자 그제서야 환자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젊은 남자. 수술을 거치느라 얼굴은 퉁퉁 부어있지만 길에서 봤다면 제법 이목을 끌었을 법한 뚜렷한 이목구비의 소유자. 저절로 막 랩핑을 끝낸 몸에 눈이 간다. 언뜻 보기에도  칼에 베이고 찢겨 생긴 것이 분명한 상처들. 졸업과 함께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외치며 환자를 대하는 것에 있어서 어떤 편견이나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배웠지만 어깨에 조악하게 자리 잡은 문신을 하고 칼부림에 당해 실려오는 환자들을 볼때마다 학연은 막연한 회의감을 느꼈다. 



 


텅 빈 병원 복도를 터덜터덜 걸었다. 질질 슬리퍼 끌며 걷는 학연의 발걸음은 느리기 짝이없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정신이 멍하다. 학연은 뻣뻣하게 당기는 어깨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수면실로 향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잠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수면실의 문을 열자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원식이 창가에 앉아 담배를 피고 있었다.


"김원식. 병원은 전 건물 금연이야." 


원식은 뻔한 이야기를 한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들이마셨던 연기를 뱉어냈다. 그런 그를 못마땅하게 지켜보던 학연이 담배를 비벼 끄는 원식의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한숨을 쉬며 거울 앞에 선다. 가운을 벗고 셔츠의 단추를 풀어내자 어느새 학연의 등 뒤로 원식이 성큼 다가와 있었다. 



말없이 학연의 허리를 끌어안은 원식이 목덜미에 입술을 묻는다. 그리곤 긴장으로 차갑게 식은 학연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어낸다. 등 뒤로 닿아오는 따듯한 온기에 왠지 맥이 풀린 학연이 말없이 고개를 젖혀 원식의 어깨에 기대며 생각했다. 그가 자신을 찾아올때 일어나는 상황의 전개에 대해.


생각하는 머리와는 달리 긴장으로 지친 학연의 몸은 빠르게 달아올랐다. 


학연은 거울을 통해 어깨 아래까지 벗겨진 자신의 상체를 멍하게 바라봤다. 마르고 딱딱한 몸. 아무래도 날이 시원해지면 운동을 좀 해야겠다. 원식은 여름이 다 지난 마당에 무슨 운동이냐며 비웃겠지. 그 전에 자신에게 운동할 시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학연은 문득 자신이 하고 있는 가장 격한 운동이 원식과 몸을 맞댈 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었다. 


거울을 통해 학연을 응시하고 있는 원식과 눈이 마주쳤다. 그래 운동은 열심히 해야지. 원식의 눈에 작은 의문이 스쳤다. 학연은 대답대신 작게 웃으며 원식의 목에 팔을 둘렀다. 반쯤 벗겨져 있던 학연의 셔츠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눈을 내리깔고 원식의 목덜미에 시선을 주자 입술이 닿을 듯 말듯 가깝다. 아, 가운은 옷걸이에 걸어야 되는데. 새삼 부끄러워진 학연이 슬쩍 원식과 거리를 두고 작게 중얼거렸다. 




“귀엽네. 선생님.”


원식이 웃으며 학연의 셔츠를 발로 차 수면실의 한쪽 구석으로 던졌다. 평소 정리정돈에 목을 매는 학연을 도발하려는 질 낮은 장난이었다. 도발에 넘어간 학연이 금세 눈을 치켜뜨며 화난 듯 한 표정을 짓자 원식이 낮게 웃으며 학연의 허리를 감아 안았다. 


"잠깐만. 아, 천천히..."


침대위로 밀쳐내는 힘을 당해내지 못하고 넘어진 학연이 작게 소리를 질렀다. 이 멍청이가. 쿠션이 좋지 못한 의국 간이침대에 내동댕이쳐진 학연이 원식에게 발길질을 했다. 분명 학연이 응급환자의 호출을 받았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어슬렁어슬렁 외과병동 수면실을 찾아온 것이 틀림없었다. 혼자 기다리면서 몸이 달아오르기라도 했는지 학연을 이리저리 만져오는 손길이 뜨겁기 그지없다. 


죽은듯한 정적사이로 금속 부딪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귓가에 울린다. 의국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원식과 이 아슬아슬한 관계를 이어나간 지 벌써 몇 년이나 됐더라- 학연은 반쯤 포기한 얼굴로 자신의 위에 올라탄 원식의 얼굴을 멍하게 훑었다. 다리사이에 자리 잡은 체 두 손으로 셔츠를 벗어 올린 원식의 탄탄한 상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저도 모르게 원식의 가슴팍을 쓸어내렸다. 돌발행동에 조금 놀란 원식이 학연을 가만히 내려다보더니 대뜸 수술은 잘됐냐며 물어온다.



"지금 그걸 꼭 물어봐야 돼?“ 

"뭐, 차학연 바느질 솜씨는 알아주니까."

"입도 꿰매줄까?"


아니. 그럼 입으로 못하잖아. 원식이 느긋하게 대답했다. 발끈할 여유도 주지않고 다리사이에 얼굴을 묻자 학연이 깜짝 놀라 원식의 어깨를 움켜쥔다. 원식이 거슬린다는 표정으로 학연의 어깨를 밀어 눕혔다. 허벅지를 잡고 다리를 강제로 벌려내는 원식 때문에 앓는 소리만 낸 학연이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주황색 가로등 빛이 원식의 탄탄한 상체위로 느리게 흘렀다. 


유려한 실루엣을 가늘게 뜬 눈으로 바라보는 학연의 숨이 조금씩 가빠졌다. 흥분으로 금새 고분고분해지는 모습이 마음에 드는지 원식이 작게 키득거렸다. 허벅지 안쪽으로 입술을 가져다대 질척한 소리가 날 정도로 빨아대자 저절로 학연의 허리가 들썩인다.  

 



"하아, 김원식. 후" 


장난스럽게 자신의 허벅지며 엉덩이를 자극적으로 더듬자 낮은 욕설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흥분하면 금세 열이 오르는 체질이라 학연은 벌써부터 정신이 날아갈 것만 같아 숨을 골라 내쉬었다. 성감대만 집요하게 자극해오자 학연이 울상을 지었다. 


괜히 억울한 생각이 치민 탓이었다. 병원 활도 힘이 든데 섹스도 힘들게 해야 한다니. 빈틈없이 맞물려있는 허벅지위로 그의 단단해진 물건이 느껴지자 학연이 느린 숨을 내쉬며 원식의 허리에 자신의 다리를 감았다.  

 

물 흐르듯 움직이던 원식의 숨소리가 제법 거칠었다. 학연의 허벅지를 두 손으로 잡아낸 뒤 부드럽게 삽입 하자 익숙해진 통증과 함께 묵직한 쾌감이 올라온다. 하얗게 작렬하는 감각에 학연이 눈을 감고 숨을 헐떡였다. 원식이 목덜미에 이를 세워 깨물자 학연이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몸을 비틀었다. 



"... 하지마."

"괜찮아. 자국 안 남아."

"거짓말..." 


원식이 목덜미에 입술을 대자 학연의 어깨가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취향인지 습관인지 관계마다 목덜미를 세게 깨무는 바람에 곤란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던 학연이 원식의 어깨를 밀었다. 이 날씨에 목티 입게 만들면 죽일거다. 깨물어도 죽일거야. 공공연연하게 솔로라고 말하고 다녔던 보람도 없이 드러나는 목덜미에 키스자국을 달고 나타나자 득달같이 달려들어 심문하는 간호사들을 피해 다닌걸 생각하면 지금도 때려주고 싶다. 


 

"아!"

"큭큭. 쉿."

"흐... 김원식..."


학연의 잔소리가 듣기 싫었던지 원식이 허리를 거칠게 움직여 콱 하고 박아대기 시작했다. 


그러 길래 누가 그렇게 세게 하래! 학연이 묵직한 압박감에 작게 비명을 내질렀다. 원식이 본격적으로 학연의 골반을 움켜쥐고 움직여대자 눈앞이 하얗게 작열하는 쾌감이 몰아친다. 학연은 원식의 어깨를 부서질 정도로 움켜쥐었다. 덜컥덜컥 몸이 흔들리다 못해 집요하게 문질러대자 뇌수까지 타버릴듯한 쾌감에 학연이 몸을 떨었다. 아찔해지는 의식을 겨우 붙잡은 학연이 신음을 참기위해 자신의 입을 틀어막자 원식이 금새 학연의 손을 잡아챈다.  


"뭐야. 소리를 내야 더 흥분된다고.“ 

"읍! 하아, 흐, 잠깐!"

"차학연 귀여워."

"이거, 흐.. 놔아!"

 

원식이 킬킬거리며 한손으로 학연의 양쪽 손목을 잡아내더니  머리위로 잡아 누른 채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학연이 피가 몰려 새빨개진 얼굴로 원식을 죽일 듯 노려봤다. 허리를 움켜쥐고 내벽을 쿡쿡 찔러오자 학연이 눈을 질끈 감았다. 응. 아, 좋아... 금세 눈이 풀어진 학연이 치닫는 쾌감에 원식의 어깨를 끌어안고 신음했다.

 


"후으..흐, 좋아?"

" 앗, 아, 아 김원..식..."


학연은 죽여 버린다. 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끝말은 결국 내뱉지 못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 그런지 오늘따라 유난히 거칠다. 원식이 학연의 골반을 으스러지게 잡은 채 다른 손은 이미 한껏 부풀어 오른 학연의 가슴을 꼬집듯 문질렀다. 저절로 허리가 꺾이며 높은 비명이 터졌다. 원식이 좋냐는 둥, 너무 꽉 조인다는 둥 질낮은 농담은 던지자 쾌감으로 혼이 나갈 것 같은 상황에서도 머릿속에 수만 가지 욕들이 떠오른다.

 


"흐... 하아, 하아."

"조금만 참아봐."

"아. 아.. 싫어. 싫어.. 아, 아앗!"


원식이 집요한 손길로 학연의 옆구리며 가슴을 더듬어내자 학연의 몸서리를 치며 고개를 뒤로 꺾었다. 슬슬 사정감이 몰려오는 학연의 반응을 귀신같이 알아챈 원식이 학연의 물건을 꽉 움켜쥐었다. 흐.. 하지마. 학연이 미칠 듯 한 감각에 이를 악물었다. 강제로 사정이 막히자 허리 아래로 저절로 힘이 들어가 허벅지가 덜덜 떨려온다. 



"하아, 하아, 흐.."

"후... 차학연."


확실히 자극에 약했다. 학연이 저릿한 쾌감을 못참고 결국 흐느끼기 시작했다. 착하지. 조금만 참으면 더 좋잖아 그렇지? 원식의 목소리에 학연이 울먹이며 숨을 헐떡였다. 빨리... 사정감을 참느라 엉덩이에 힘을 주자 학연의 내벽이 한껏 조여들었다. 시발. 차학연. 움직임을 늦추던 원식이 학연의 어깨를 으스러질 듯 움켜잡은 채 움직이기 시작했다. 


맞닿은 아랫배 사이로 학연의 물건이 거칠게 비벼졌다. 말초신경이 타오르는 듯 한 감각에 학연이 비명도 지르지 못한 체 사정했다. 진저리쳐질 만큼 진득한 쾌감이 한차례 휩쓸었다. 학연은 온몸이 간이침대위로 녹아내릴 것 같은 기분에 눈을 크게 깜박였다 .



"후우 ..“

"김원식 이..."

"큭큭. 좋았으면서 그런다.“

"..입 꿰맨다 너."









Fin.








태어나서 처음 쓴 픽이었던듯 'ㅅ' 

원래 트리플로 쓰려고 했었는데 댕강 잘라먹고 단편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ㅋ

기회가 된다면 손대보고싶은 글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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