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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엔] 간담상조 본문

퍝ㅌ/단편

[택엔] 간담상조

밤비v 2015. 11. 25. 00:00


간담상조 

(간 간, 쓸개 담, 서로 상, 비칠 조)

[ 肝膽相照 ]

:[서로 간과 쓸개를 꺼내 보인다는 뜻. 친구 사이의 眞正(진정)한 우정. 서로 속마음을 터놓고 가까이 지냄.]



 


“피지 마.”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순간 쫄았다. 학연은 재킷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찾다말고 택운을 바라봤다. 무섭게 진지 빨고 그르냐 인마. 한 동안 점심시간에 안 보인다 싶더니 오늘은 가장 먼저 옥상에 올라와 있다. 학연은 어느새 의욕 없는 표정으로 돌아간 택운의 눈을 피해 육중하게 닫힌 옥상 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급식실까지 최단거리를 자랑하는 학연의 교실답게 급식도 먼저 받는 편이었다. 그래서 학연은 누구보다 빠르게 점심을 해치우고 가장 먼저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옥상 가장 먼저 올라가기 놀이에 열나게 심취해있던 학연은 오늘 옥상 선점을 택운에게 빼앗겼다.




"나 금연."

"근데."

"너 피니까 나도 피고 싶다."

"미친 일심동체 돋네. 아주 이 세상 소울메이트가 아닌 듯."




맥없이 킬킬대는 택운을 무시하고 숨을 들이키자 치이익 소리를 내며 담배가 타들어간다. 저번 주까지만 해도 너무 더워서 지구가 불타 없어질 것 같더니 오늘은 제법 바람이 시원했다. 눈을 감은 채 난간에 몸을 기댄 택운의 고개가 갸웃갸웃 움직인다. 옥상 선점에 실패해 기분이 꿀꿀했지만 날씨는 좋았다. 한동안 폭염이 기승을 부려 옥상은커녕 교실 바깥출입도 자제하던 참이었다. 평화로운 식후 땡의 시간을 즐기던 학연은 난간너머로 담뱃재를 털다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정택운이 빤히 쳐다보고 있다. 학연은 말없이 사람 심리를 압박하는 택운의 눈빛에 이유 모를 패배감을 느끼며 중얼거렸다.




"내가 웬만하면 한대 주는데 이거 돗대임. 돗대는 아빠도 안주는 거 모르냐?"

"그럼 애인은?"

"쓰읍, 애인 뭐."

"애인이 달라고 하면 줄 거야?"




후우-- 학연의 머리위로 새하얀 담배연기가 폴폴 날린다. 애인? 학연은 느닷없는 질문에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제로 칼로리 콜라보다 영양가 없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근데 여자가 담배피는건 좀 그렇지 않나... 그냥 사귀는 거면 상관없으려나.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나도 피니까 싫어하는 것 보다 나을 수도 있지. 에라이, 나 같이 마음 넓은 남친이 어디 있냐 스벌. 근데 난 왜 여친이 없을까.




"애인이 달라면 줘야지." 

"그래. 그럼 지금 줘."




모든 것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학연의 입에 물려있던 담배가 택운의 손끝에서 달랑거렸다. 정택운의 눈동자는 고깃덩어리를 앞둔 사자 새끼처럼 번들거렸다. 시야에 택운의 얼굴이 가득 들어찬다. 뒷덜미를 잡아챈 단단한 손이 이끄는 대로 학연의 몸은 종잇장마냥 팔랑였다. 체격차를 실감하게 하는 매우 굴욕적인 움직임이었다. 학연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쪽팔림에 잠겨 허우적댔다. 택운의 손끝에 걸린 머리카락이 당겨와 입에서 험한 욕이 자동으로 튀어나온다. 야이 개ㅅ, 읍!! 뒷덜미는 물론 학연의 턱까지 야무지게 잡은 택운이 입술 사이로 혀를 들이밀었다. 학연의 눈동자가 충격과 공포로 물들었다. 이 새끼가 드디어 미쳤구나.




빈틈없이 붙어있던 두 입술은 곧 질척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지랄 맞게 택운이 부빈 입술이 생각만큼 나쁘지 않아 학연은 더욱 기분이 나빠졌다. 솔직히 말하면 살짝 설 뻔했다. 정택운과 입술을 부비면서 느꼈다는 사실에 학연은 그만 딱 죽고 싶어졌다. 학연은 잔뜩 붉어진 얼굴로 택운의 품에서 부리나케 떨어졌다. 택운의 입술 사이로 학연이 들이마셨던 담배 연기가 스산하게 피어올랐다.




"후, 차학연 입에서 똥맛나."

"벼, 변태 새꺄! 똥맛나는데 왜 혀, 혀를 부비고 지랄이야!"




셔츠 소매로 입술을 벅벅 닦으며 택운을 노려보던 학연이 사래걸린듯 기침을 했다. 귀엽네. 라고 말한 변태가 빙긋 웃었다. 차마 글로 담기 어려운 욕을 하며 날뛰던 학연이 뜨악스러운 얼굴을 한다. 엄마 쟤 무서워. 학연에게서 묻어온 습기를 머금고 번들거리는 택운의 입술 끝이 기분 좋게 올라가 있었다. 입술은 왜 핥고 난리야. 질린 얼굴로 택운을 쳐다보던 학연의 얼굴이 다시 화끈 달아올랐다.




택운이 여유롭게 손에 들린 담배를 물었다. 살짝 부어오른 입술로 담배 필터를 잘근잘근 씹는다. 병든 닭새끼 같던 정택운이 갑자기 요염한 변태 새끼가 되어버렸다. 새끼 무슨약을 처먹은 거야. 학연의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두 뺨가득 열기를 머금고 공을 차며 운동장을 구석구석 누비는 택운을 본적이 있다. 얼굴도 제법 반반해서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학교에서 제법 밀어주는 축구부 임원이었나 아무튼 운동을 잘해서 따르는 무리가 많았는데 막상 생각해 보면 정택운이 누구랑 같이 다니는 건 본적이 없다. 어디에 있던 눈에 띄는 존재였다. 반이 다른 학연과는 이렇다 할 접점이 없었는데 그럼에도 둘은 꽤 자주 마주쳤다. 어쩌다 학연이 택운에게 옥상 선점을 뺏긴 오늘처럼.




"사귀자."

"돌았네."

"애인한테 돗대 준다며. 나한테 줬으니까 나랑 사귀는 거지."

"내가 줬냐 네가 뺏어갔지."




차학연은 대화가 안 통하는 저 새끼 때문에 복장이 터져 애꿎은 제 가슴만 퍽퍽 쳐댔다. 학연은 나름 모범적인 막내아들이었으며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히 노는, 평범한 대한민국 고딩남아였다. 한번 사는 인생 즐기며 살자라는 나름 소소한 인생 목표도 있었지만 남자에게 입술을 강탈당하는 옵션은 생각해 본적이 있을 리가.... 있겠냐고 시부럴. 




힘으로 당해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기에 학연은 화를 내는 대신 쿨한척 하기로 했다. 웃는 낯에 슬슬 재수가 없어지려한다. 택운은 나사 빠진 인간처럼 비실비실 웃으며 빼앗은 돗대를 날름날름 쳐 폈다.




“아나. 금연안하냐.”

“내일부터?”




에라이 폐활량만 졸라게 좋은 새끼. 택운의 입술 끝에 걸릴 때마다 뭉텅뭉텅 타들어가는 흰 막대를 보며 학연은 아쉬움에 입술이 바짝바짝 탔다. 어차피 한번 빼앗긴 돗대, 학연은 눈물을 머금고 미련을 접었다. 잘 가라 담배. 굿바이 아디오스.

 



"사서 펴 그지놈아. 간다.”




학연은 택운을 향해 성의 없이 손을 휘저으며 몸을 돌렸다. 속은 썩어 들어갈 지언즉 쿨함을 버릴 수 없었다. 무거운 마음에 새까만 버켄스탁이 질질 끌린다. 야자 전에 편의점이나 갔다 올까. 식후땡이 시원찮아 아쉽다. 한발자국 내딛는 학연의 옆구리 사이로 길쭉한 팔이 치고 들어온다. 어, 어? 비틀대던 학연은 한 바퀴 하고도 반바퀴나 더 돌아 택운의 품에 폭 하고 안겼다.







두 번째로 맞닿은 혀끝에서 짙은 담배 맛이 났다. 당황으로 벌어진 입술 사이로 희뿌연 연기가 넘어왔다. 학연이 삼키지 못한 매캐한 담배 연기가 입술 사이를 일렁이며 흩어졌다. 택운은 경악으로 얼어붙은 학연을 보며 씨익 웃었다. 학연은 택운의 손끝에 걸린 담배를 불안한 시선으로 쫓았다. 애인끼리 나눠 펴야지 학연아. 그리곤 절반이나 타들어간 담배를 도로 입에 물었다. 발버둥치는 학연을 벽까지 몰아붙인 택운이 담배 연기를 머금은 입술을 들이밀었다. 아오 미친. 야, 놔라. 아놔. 컥. 야, 숨 막혀. 흡. 우읍.




담배 연기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고 허락 없이 침입한 혀가 학연을 옭아맨다. 매캐한 연기에 기침이 났다. 빈틈없이 밀고 들어오는 저돌적인 키스에 학연은 기어코 눈물을 찔끔 흘렸다.




"수, 숨 막혀!"

"아, 미안. 코로 쉬지 그랬어."




한참 만에 떨어진 택운의 얼굴은 도저히 미안한 새끼의 표정이 아니었다. 키스 안해봤나보네. 젖은 입술을 문지르며 이유 없이 뿌듯한 표정을 짓는 택운을 보자 갑자기 살심이 솟았다. 그러나 호흡곤란으로 눈앞이 노래졌던 학연은 갓 건진 물고기 마냥 힘없이 헐떡이는게 다였다. 헉헉. 키스하다 뒤질 뻔했네. 입안을 헤집던 택운의 혀가 아직도 입안에 남아있는 것 같다. 벽 사이에 빈틈없이 갇힌 학연의 머리 위로 뜨거운 숨이 훅훅 끼쳤다. 턱 끝에 닿을 듯 말듯 들썩이는 정수리 아래 드러난 학연의 목덜미가 붉었다.




학연은 더 이상의 이성적 판단을 거부하는 머리를 억지로 굴리려 애썼다. 어색한 침묵을 못 이겨 몸을 바르작대던 학연의 어깨가 긴장으로 뻣뻣하게 굳었다. 아 시발..... 짓이기듯 씹어뱉은 말끝이 가늘게 떨렸다.




"학연아."

"닥쳐."

"너 섰어."




택운의 품에서 벗어나려 버둥대는 학연의 눈가가 벌겠다. 귀까지 벌게진 학연을 내려다보던 택운은 심장이 덜컹거릴 정도로 흥분하고 말았다. 차학연. 여기 엄청 뜨거워. 허벅지로 뭉근하게 다리 사이를 누르자 학연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학연은 정직한 몸뚱이를 가진 자신을 저주했다. 이럴 때만 혈기 왕성한 십대세요. 죰마 쪽팔린다. 한참동안 발버둥 쳐도 꿈쩍 않는 택운의 허벅지를 노려보던 학연은 제 분에 못 이겨 씨근대기 시작했다. 정수리 위로 킬킬대는 웃음소리가 낮게 퍼졌다.




"오빠 키스 잘하지." 

"닥치고 좀 비켜봐."

"왜."

"대딸쳐줄꺼 아니면 좀 꺼져줄래?"




비켜야 가라앉히던 싸던 할 거 아냐. 이 십팔세기신발롬아. 학연은 최대한 침착한 표정으로 으르렁댔다. 점심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거기다 택운이 자꾸만 허벅지를 바짝 붙여오자 바짓춤이 점점 더 불편해지려 하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아들내미가 자기주장을 하기 전에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해줄게."

"알겠으니까 좀 꺼져봐. 뭐라고?"

"대딸."

"하하. 님 진짜 무슨약 쳐드심?"




학연은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의 허벅지에 -차마 본인의 입으로 말하기 좆같은- 정택운의 건장한 아들내미가 비벼지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젖 먹던 힘까지 저항하기로 결심했다. 도망가면 붙잡혀 벽으로 밀쳐지고 밀어내면 다리를 걸어 옭아맨다. 어느덧 기초체력이 한계에 다른 학연은 벽에 등을 기대 씩씩댔다. 문제는 정택운에게 있었다. 스포츠맨십을 발휘해 학연을 제지하더니 아까 전보다 더 흥분해서 날뛰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 으. 하아. 아파! 아! 하으.”

“후. 너 손, 아. 손 엄청 작아.”

“닥치고 빨리. 흐, 시발, 움직여. 핫!”




저항은 길었으나 정복은 빨랐다. 목덜미를 타고 뜨거운 땀이 흘러내린다. 두 손으로 모아 쥔 물건을 거칠게 훑자 물기 젖은 마찰음이 옥상에 질척하게 퍼졌다. 축구공 몰듯 요령 좋게 학연을 옥상 구석에 밀어 넣은 택운이 학연의 바지사이에 손을 집어넣는 것으로 시작된 행위에 두 사람은 빠르게 몰입했다. 서로 다른 두 손들은 익숙하게 쾌락을 쫒았다. 하얗고 커다란 손이 압박감 있게 조여오자 학연은 앓는 소리를 낸다. 택운이 손을 움직일 때마다 둘의 턱 끝에서 땀방울이 튀었다.




숨을 헐떡이고 입술이 부딪히고 혀가 얽힌다. 학연은 택운과 벽 사이에 짓눌려 폐가 찌부러지는 압박감에 끙끙댔다. 잔뜩 허리를 숙인 택운의 얼굴이 목덜미를 아슬아슬하게 스친다. 거칠게 헐떡이는 숨소리가 학연의 귓가에 번개처럼 꽂혔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손가락이 입구를 짓누르자 눈앞에서 번쩍번쩍 불이 튀었다. 택운이 학연의 입술을 잘근잘근 씹어대자 학연이 몸서리치듯 허리를 떨며 사정했다. 짧고 강렬한 쾌감이 몰아치자 학연이 짧은 비명을 내질렀다. 뒤늦게 비틀리듯 쥐어짜는 손놀림에 이를 악물며 사정한 택운이 학연의 목에 얼굴을 묻고 잔뜩 거칠어진 숨을 골랐다.  




“큭큭. 차학연 아, 5분도 안 걸렸어. 흐흐.”

“아. 흐, 껍질 벗겨지는 줄 알았네. 으.”

“하아. 땀난다.”

“엉아 더우니까 절로 꺼져봐...”




학연이 힘없이 중얼거리자 정택운은 한참이나 개새끼마냥 목덜미에 얼굴을 부비적대다 떨어졌다. 무심코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으려던 학연이 몸을 움찔했다. 양 손에 두 명분의 정액이 흥건했다. 학연은 무심코 옥상 아래를 내려다 봤다. 신이시여 내게 왜때문에 이런 시련을. 급격한 현자타임에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 바지도 추스르지 않고 휘적휘적 걸어 다니며 수도꼭지에 연결된 호스를 찾아온 택운이 학연의 팔을 잡아당길 때 까지 학연의 현자타임을 계속되었다.  




“사귀는 거다?”

“조까세요.”

“차학연 조루라고 소문낸다. 5분.”

“...알겠으니까 좀있다 헤어져 미친놈아.”












fin.



*

원래는 폐활량 좋은 택운이가 ㅍㅔㄹ...라를 해주는 내용이었는데 어쩌다보니(;;)

학원물 처음 써보는데 우정반사랑반섹스많이가 좋겠어 후후 

우정에 관한 사자성어를 뒤지다가 찾았어요 이렇게 팬질로 한글자더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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